머리말: 우리가 몰랐던 단군 이야기
한국인의 시조로 알려진 단군왕검. 그가 하늘과 인간의 뜻을 잇는 존재였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러나 고조선 신화 속에는 단군 이외에도 흥미로운 인물들이 존재합니다. 바로 그의 형제들과 그들과 얽힌 불함산의 전설이 그것입니다. 이야기는 단군이 고조선을 세우기 전, 그의 형제들과 각자의 길을 걷게 된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형제들의 존재 – 단군만이 전부가 아니다?
《삼국유사》나 《제왕운기》 등의 사서에 명확히 기록되어 있진 않지만, 구전 설화와 일부 지방 문헌, 민간 신앙에는 단군에게도 형제들이 존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옵니다. 이 형제들은 단군과는 달리 하늘의 뜻보다는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길을 택하거나, 자신만의 신앙과 질서를 따랐다고 전합니다. 그중 한 인물이 머문 장소가 바로 **불함산(不咸山)**입니다.
불함산 –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
불함산은 오늘날의 경상북도 포항 지역에 위치한 실제 산으로, 이름의 뜻은 ‘모두가 화합하지 못한 산’입니다.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 이곳은 갈등과 분열, 그리고 그 너머의 화해를 상징합니다. 단군과 형제들이 불함산에서 만났다는 설화는, 단순한 재회가 아니라 인간 사회의 다양성과 갈등, 그리고 화합의 과정을 은유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해석됩니다. 불함산은 고대 한민족의 정신적 성산(聖山) 중 하나로도 여겨졌으며, 이후 신라 불교와도 깊은 연관을 맺게 됩니다. 불함산 아래에는 실제로 많은 사찰과 유적이 남아 있죠.
단군과 형제들의 대립 – 질서와 자유의 충돌
전승에 따르면 단군은 하늘의 법도에 따라 인간 사회에 질서를 부여하고자 했지만, 일부 형제들은 그것이 지나친 통제라고 여겼습니다. 어떤 형제는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하며 깊은 산속에서 은둔했고, 또 다른 형제는 하늘 대신 바다의 신을 섬기며 뱃길을 개척했다고도 합니다.
결국 이들의 사상은 불함산에서 충돌합니다. 이때 단군은 형제들에게 "하늘의 뜻을 거스르지 말라"고 했고, 형제들은 "인간에게는 각자의 삶의 방식이 있다"고 반박했다고 전해집니다. 이 논쟁은 곧 화해와 인정으로 이어졌고, 각자의 방식대로 살되, 민족의 뿌리를 함께 이어나가자는 데에 뜻을 모았다고 합니다.
상징으로서의 불함산 신화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점은, 단군의 권위가 절대적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형제들과의 논쟁은 다원성과 다양한 가치관의 공존을 인정하는 사유로 이어집니다. 불함산은 그 자체로 다음을 상징합니다:
* 화합하지 못한 이들이 모여 진정한 화합을 이룬 곳
* 하늘의 질서와 인간의 자율이 만나는 지점
* 단일한 권위가 아닌, 다양한 목소리의 공존
결론: 단군 신화의 재발견
단군과 불함산의 이야기는 단순한 고조선 건국 신화를 넘어선 깊은 인문학적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단군은 하늘의 뜻을 전달하는 지도자였지만, 형제들은 다른 길을 걷는 존재로서의 인간상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 서로 다른 길을 걷더라도 결국 하나의 뿌리에서 나왔다는 공동체적 인식을 되새길 수 있습니다.
참고
이 이야기는 민간설화 및 불함산 관련 전승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신화적 상상력이 가미되어 있으며, 역사적 사실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